예아리박물관, 나시족 특별전 개최! 나시족 동파경·의례 법구·생활유물 한자리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현재까지도 실생활과 종교 의례에 사용되고 있는 고대 상형문자가 경기도 용인에서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예아리박물관이 중국 운남(雲南) 지역 소수민족인 나시족(納西族)의 전통문화와 세계적 기록유산을 조명하는 특별기획전 ‘기록하는 민족, 나시족(The Cultural Heritage of the Naxi: Chroniclers of Ancient Wisdom)’을 개최 중이다.
‘2026년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와 용인시가 지원하는 이번 특별전은 지난 5월 1일 문을 열었으며, 오는 11월 30일까지 예아리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전시의 핵심 테마인 ‘동파(東巴) 문자’는 중국 운남성 여강(麗江) 일대에 거주하는 고대 나시족의 제사장(동파)들이 경전을 기록하는 데 사용해 온 문자다.
히말라야산맥의 동단에서 티베트를 잇는 ‘차마고도(茶馬古道)’ 상의 중요 중간 기착지에서 독자적인 문자를 일궈낸 나시족은 명나라 시기 ‘목씨토사(木氏土司)’의 통치 아래 유교, 불교, 도교를 수용하면서도 고유의 종교인 동파교(東巴敎)를 창시했다.
동파교의 창시자인 동파실라(東巴什羅)와 사제들이 기록한 ‘동파경(東巴經)’은 천문, 지리, 신화를 망라한 백과사전이자 고대 지혜의 보고로 꼽힌다.
1400여 개의 문자로 구성된 동파문자는 사물의 모양을 직관적으로 본뜬 그림문자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고대 문자 연구의 ‘살아있는 화석’으로 평가받으며, 지난 200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에 등재됐다.
사물의 형태를 직관적으로 묘사해 현대 그래픽 디자인에 비견될 만큼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이번 특별전은 신비로운 문자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기록을 통해 문화와 정신을 이어온 나시족의 삶을 입체적으로 추적한다.
전시실에는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고고학 유물인 동파경을 비롯해 제사장들이 의례를 집행할 때 쓰던 신성한 법구와 목조 신상들이 배치돼 문자가 어떻게 입체적인 신앙의 형태로 진화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한 나시족 여인들의 강인한 삶을 대표하는 ‘피성대월(披星戴月)’부터 척박한 자연환경과 전통을 고스란히 담아낸 의복, 다채로운 생활 유물들이 함께 공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인간과 자연을 ‘이복형제’로 여기며 자연을 파괴하면 신의 재앙을 맞이한다는 동파교 고유의 생태학적 세계관은 기후 위기와 환경 변화라는 현대적 과제를 안고 살아가는 오늘날의 관람객들에게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한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관람객들이 고대 지혜를 현대적 예술로 재해석하며 기록문화의 생명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상형문자 도자기 굽기 체험’ 등 관람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예아리박물관 임호영 관장은 “2026년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 덕분에 인류 공동의 소중한 자산이자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나시족의 문화를 깊이 있게 소개할 수 있게 됐다”며 “그림처럼 신비로운 문자 속에 녹아 있는 고대인들의 지혜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박물관에 방문하셔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