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참여로 완성된 축제! ‘벡델데이 2026’ 성황리 폐막

한국 영화·시리즈를 통해 성평등 재현을 돌아보고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하는 콘텐츠 페스티벌 ‘벡델데이 2026’(주최·주관: DGK(한국영화감독조합, 이하 DGK)ㅣ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이 8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서울 연남장에서 관객들의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올해 벡델데이는 ‘HAPPY BECHDEL DAY’를 슬로건으로 상영과 토크에 전시를 더하며 한층 확장된 모습으로 관객을 만났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한 전시는 벡델초이스 10 영화·시리즈 부문 선정작 20편 속 여성 캐릭터들을 ‘수상한 여자들’, ‘살아남는 여자들’, ‘얽히고설킨 여자들’, ‘일 벌이는 여자들’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조명하며 관객들이 작품과 캐릭터를 새로운 방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새로운 공간에서 상영과 토크, 전시를 함께 선보인 것이다. 지하 1층에는 벡델초이스 10 선정작 속 여성 캐릭터들을 만나는 전시가 펼쳐지며 기존 상영과 토크 중심의 행사에 새로운 경험을 더했다.
윤단비 프로그래머는 올해 가장 바꾸고 싶었던 것으로 ‘프로그램보다 분위기’를 꼽았다.
그는 “벡델초이스 10에 선정된 작품과 그 작품을 만든 사람들을 함께 만나고, 재미있었다고, 잘 봤다고 말해주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며 “그래서 올해는 극장을 나와 장소를 옮겼고 상영과 토크뿐 아니라 공연과 전시도 함께 준비했다. 벡델데이를 잘 몰라도 지나가다 편하게 들어와서 작품 하나 보고 배우나 감독 이야기를 듣고 갈 수 있는 축제에 가까워졌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 관객들이 작품과 캐릭터를 관람한 뒤 직접 생각과 응원의 말을 적어 남길 수 있는 메시지판에는 이틀 동안 다양한 메시지가 빼곡히 채워졌다.
“벡델데이 좋아요~ 계속해!”, “벡델 더 벌여주세요”, “전시도 재밌었고 토크도 넘 좋았어요. 파이팅”과 같은 응원부터 “벡델데이가 계속해서 일을 벌여주기를, 그래서 수상하고 용감하고 사랑스러운 여자들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살아남기를 바랍니다. 벡델데이가 필요 없는 그날까지” 등 벡델데이와 여성 서사를 향한 관객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관객들의 호응은 SNS에서도 이어졌다. 행사장 외부 현수막과 창문을 채운 ‘HAPPY BECHDEL DAY’는 자연스럽게 포토스폿이 돼 관객들의 인증사진이 이어졌으며, 전시장에 소개된 벡델테스트 7가지 조항을 촬영해 그 의미를 되새기는 인증사진과 후기도 잇따라 게재됐다.
“<한란> 토크를 통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슬픔과 기쁨의 시간을 함께하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해피 벡델데이!”(heo*******), “멋진 행사를 신나게 즐긴 더 멋진 청소년들”(sweet**********), “배우분들 연기가 너무 리얼해서 토크 행사에서 만난 배우 본체가 영화 속 인물과 너무 달라 어리둥절할 지경. 연기 왜 이렇게 잘하세요?”(son****) 등 프로그램을 경험한 관객들의 생생한 후기도 이어졌다.
행사에 참여한 게스트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함께했다. <세계의 주인> 서수빈 배우는 이민휘 음악감독의 라이브 연주에 “라이브로 들을 수 있게 될 줄이야… 너무 벅차”라는 후기를 SNS에 남겼으며, <한란> 김향기 배우는 전시장 메시지판에 “일 벌이는 여자들이여,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울고 웃으시길…!”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관객과 게스트들이 상영과 토크, 전시와 공연을 경험하고 각자의 생각과 인상 깊었던 순간을 기록하고 공유하며 올해 ‘HAPPY BECHDEL DAY’의 풍경을 함께 만들어갔다.
<세계의 주인> 토크에 앞서 이민휘 음악감독의 라이브 연주(사진 오른쪽 하단)가 펼쳐졌다.

올해의 벡델리안 시상도 진행됐다. 윤가은·하명미·이해영 감독과 장선·변중희 배우가 벡델리안으로 무대에 올랐으며, DGK 공동대표·벡델데이 조직위원장인 민규동 감독과 벡델데이 2026 프로그래머 임대형 감독이 시상에 나섰다.
이틀간 진행된 ‘벡델 토크’에서는 올해의 작품과 여성 캐릭터를 다양한 시선으로 들여다봤다. 첫날에는 <세계의 주인> 윤가은 감독·서수빈 배우·이민휘 음악감독이 함께한 ‘주인의 세계를 만들기까지’, 강채윤·도영서·정다빈 배우가 참여한 ‘지금 주목하고 싶은 배우-배우가 만들어가는 얼굴들’,
<한란> 하명미 감독·김향기 배우와 함께한 ‘3만 개의 사건 속 여성들’이 관객들과 만났다. 특히 <세계의 주인> 토크에 앞서 영화의 음악을 맡은 이민휘 음악감독의 피아노 연주와 사공의 기타 연주가 펼쳐져 영화의 음악을 라이브로 만나는 시간도 마련됐다.
둘째 날에는 이해영·김민하 감독이 참여한 ‘장르의 한복판에 여성을 세운 남성 감독’, <홍이> 황슬기 감독과 장선·변중희 배우가 함께한 ‘나이스하지 않은 여자들이 온다’가 이어졌다.
김민경 편집자, 김혜영 감독, 김지민 성공회대 평화월딩연구소 연구원,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김초희 감독이 모더레이터로 참여해 각각의 대화를 이끌었다. 작품을 만들어온 과정부터 배우와 캐릭터, 창작에 대한 이야기까지 각기 다른 주제의 대화가 펼쳐졌으며 관객들의 질문과 호응도 이어졌다.
윤단비 프로그래머는 올해 벡델초이스 선정작에서 나타난 여성 캐릭터의 변화에도 주목했다. “예전에는 여성 캐릭터가 나오면 그 인물이 어떤 올바른 가치를 대표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냥 한 사람으로서 못난 선택도 하고 웃기기도 하는 것 같다”며 “여성 캐릭터가 조금 덜 모범적이고 더 재미있어졌다”고 짚었다.

DGK 공동대표·벡델데이 조직위원장 민규동 감독, 시상자인 벡델데이 2026 프로그래머 임대형 감독과 벡델리안 이해영 감독, 벡델리안 장선· 변중희 배우
올해로 7회를 맞은 벡델데이는 영화와 시리즈 속 성평등 재현을 살펴보는 데서 나아가, 관객이 머물고 보고 이야기하고 직접 응답하는 자리로 행사의 경험을 확장했다. 처음 선보인 전시와 새로운 공간, 그리고 이를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하고 공유한 관객들의 참여가 올해 벡델데이만의 풍경을 만들었다.
임대형 프로그래머는 “벡델데이는 기존의 벡델테스트에 네 가지 기준을 더해 창작의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까지 함께 묻는다.
해마다 이 기준을 통과한 작품이 영화와 시리즈 부문에서 각각 열 편씩 나오고 있다는 것은 마땅히 호명하고 기념해야 할 일”이라며 “더 잘 호명하고 기념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전시의 형식을 도입했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시도가 계속해서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벡델데이는 미국 만화가 앨리슨 벡델의 ‘벡델 테스트’를 바탕으로 국내 콘텐츠 환경에 맞게 확장한 7가지 기준을 토대로 작품과 창작자를 선정하고 있다. ‘벡델데이 2026’은 지난 8월 2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연남장에서 상영과 토크,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벡델데이 2026의 공식 행사 영상은 추후 DGK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사진=DGK(한국영화감독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