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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공연… 소통의 본질과 가족의 의미를 되세긴다

이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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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창작소 공간(대표 겸 연출 박경식)이 10월 모두예술극장에서 연극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아내의 죽음을 마주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소통과 단절, 그리고 화해의 가능성을 그린다.

연극은 외로움에 갇힌 아버지 경수, 끝내 자신과 마주하지 못한 아내 희진,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과 고통을 겪는 농인 딸 유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세 인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견뎌내며, 죽음과 이별을 지나 소통의 순간에 다가선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은 장애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품은 소통의 어려움이 단순히 장애의 문제를 넘어 인간 관계 전반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관객에게 소통의 본질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이번 공연은 농인과 청인이 함께 창작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제작진은 농인예술감독(DASL) 개념을 차용해 ‘농예술팀장제’를 도입하고, 실제 농인 스태프의 창작 접근성을 확대했다. 

이 과정은 농인 영상감독이 참여하는 아카이빙 작업으로 이어지며 무대 밖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은 이처럼 무대 안팎에서 다양한 시도를 이끌어낸 작품이다.

극본에는 송한울, 각색과 연출은 박경식이 맡는다.

연출 박경식은 2022년 세종문화회관 기획 공연으로 올려진 수어 연극 ‘사라지는 사람들’, 2024년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대표작 ‘소년 간첩’ 등을 연출하며 전쟁, 장애 등 동시대적 주제를 무대 위에 담아왔다.

박경식 연출은 “슬픔을 기억하는 과정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고 말했다.

출연에는 배우 박호산(경수 역)이 외로운 아버지의 정서를 섬세하게 연기한다. 배우 이지현(희진 역)은 남편과 딸 사이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여성을 그린다.

농인 배우 이소별(유림 역)이 그들의 딸을 맡아 농인 가족의 소통을 무대 위에서 제한 없이 구현한다. 그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아는 엄태라와 농인 배우 방대한이 연기한다.

연극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은 오는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모두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사진= 공연창작소 제공]

이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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