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2026 부산국제영화제서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개최...차세대 스토리텔러 소통의 장 열었다

넷플릭스가 지난 10일,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함께 제3회 ‘크리에이티브 아시아(Creative Asia)’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 미국영화협회(MPA)와 공동 기획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행사에는 400명 이상의 신진 영화인들이 마스터클래스와 업계 대담, 워크숍에 참여해 실무 노하우를 배우고 창작 가능성을 탐색했다.
특히 <D.P.>, <푸른길> 연출과 차세대 창작자들의 작품에 기획 총괄로 참여하고 있는 한준희 감독을 비롯해, <가능한 사랑>의 김지용 촬영감독, ‘범죄도시’, ‘중간계’ 강윤성 감독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창작자들이 촬영과 스토리텔링, AI를 활용한 영화 제작에 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창작자의 고유함과 지속적 투자, 아시아 콘텐츠 확장의 필수 조건
콘텐츠가 넘치는 시대, 아시아의 창작자가 세계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창작자의 고유함’과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답이 제시됐다.
박가언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30년간 아시아의 창작자를 발굴하고 이야기를 소개해 왔다면, 넷플릭스는 10년간 그 이야기를 세계 무대로 실어 나르는 다리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지역적이고 진정성 있고 구체적인 이야기일수록 오히려 더 보편적인 공감을 얻는다는 점이 증명된 만큼, 신진 창작자들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인도 제외) 콘텐츠 부문 VP는 “모든 장면은 촬영, 디자인, 편집, 제작, VFX 아티스트 등 수백 명의 판단과 전문성으로 결정되고, 이들의 성장에 콘텐츠 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며 “넷플릭스는 우리의 모든 작품이 팬들에게 사랑받는 동시에 그 뒤에 있는 사람들과 산업이 더 단단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작품이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TOP 1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년 전 약 30%에서 올해 절반 이상으로 늘었다.
또 지난 10년간 아시아태평양에서 350개 이상 제작사와 협력하고 650개 이상의 도시와 마을에서 촬영했으며, 기술·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1만 8천 명 이상이 교육과 성장의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마스터가 공유한, 현장에서 찾은 해법

마스터클래스에서는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일궈온 마스터들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마주한 고민과 그 해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한준희 감독은 <D.P.>를 연출하고 신진 창작자의 작품인 <약한영웅 Class 1·2>, <꿀알바>의 기획 총괄로 참여하며, 선뜻 다루기 어려운 소재를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로 발전시켜 왔다.
한 감독은 "위험을 감수해야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며,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낯선 소재일수록 편견 없이 보여줘야 하며,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분명하다면 창작자가 ‘‘다룰 수 없는 소재’는 없다는 것.
이어 ‘가능한 사랑의 Cinematography - 담담하게, 그러나 더 깊게’ 세션의 발표자로 나선 김지용 촬영감독은 이창동 감독과 함께 작업한 <가능한 사랑>의 촬영 비하인드를 소개했다.
실제 눈으로 보는 듯한 자연스러운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한 대의 카메라만으로 자연광 속에서 촬영하고, 특히 클라이맥스의 별장 신을 준비하며 여름의 햇빛까지 치밀하게 고려한 경험을 공유했다.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가 주최한 ‘로케이션과 스토리텔링’ 마스터클래스에서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로서의 촬영 장소에 주목했다.
<퍼펙트 데이즈>의 쿠니에다 레이코 공동 프로듀서는 빔 벤더스 감독이 주인공의 일상을 상상하며 촬영 장소를 찾았다고 소개하며, 관습에 얽매이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로케이션 매니저스 길드 인터내셔널의 로렌 쿠퍼는 영화 뿐 아니라 삶과 책, 예술에서 영감을 얻어야 한다며 “로케이션의 핵심은 사람과의 연결”이라고 말했다.
제약을 넘어, 이야기가 관객에게 닿는 새로운 방법

미국영화협회(MPA)와 공동 주최한 '영화 제작과 AI - 새로운 도구, 새로운 가능성' 업계 대담에서는 AI가 영화 제작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강윤성 감독은 “‘중간계’는 AI 덕분에 예산 문제로 접어 뒀던 아이디어를 살릴 수 있었던 작품이고, ‘아덴만’에서는 제작 과정이 효율화되고 제작 기간이 단축되며 전체 비용을 30~40% 줄였다”고 공유했다.
웨타 FX의 킴볼 서스턴 CTO 역시 “AI가 반복적인 작업을 맡아 아티스트가 더 많이 시도하고 수정할 수 있게 해준다”고 동의했다. 다만 두 사람은 감정의 영역에서는 "인간의 손길이 꼭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성규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프로덕션 시니어 디렉터는 "인간 중심이라는 말은 창의성을 대체한다는 뜻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창작을 지원한다는 뜻"이라고 정리했다.
‘영화 연출의 새로운 목소리들, 그 다음은’ 대담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정지혜 프로그래머의 진행으로 <고백의 역사>의 남궁선 감독과 미쟝센단편영화제 최우수작 <선희이모>를 공동 연출한 위은경, 손광민 감독이 함께하며 한국 영화계에서 중·저예산 영화가 지니는 의미와 가치를 짚었다.
남궁선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해 <고백의 역사>가 공개된 후 전 세계 시청자들과 이야기하며 공감한 경험이 마치 축제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한, 손광민 감독은 "단편영화의 특성상 영화제 상영이 끝나면 관객을 다시 만나기 어렵다”며 “전작은 온라인 리뷰가 10여 개에 불과했지만 <선희이모>는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1천 개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단편 영화가 발견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바이어의 눈으로 보는 제작 승인, 창작 산업의 성장 조건 등 열띤 토론

올해 ‘크리에이티브 아시아’는 최초로 워크숍을 신설해 소규모 실무 교육의 기회를 마련했다.
신진 창작자들은 이기오 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전략 부문 디렉터, 크리스토퍼 맥 넷플릭스 콘텐츠 소싱(Content Acquisition) 부문 디렉터를 만나, 콘텐츠 바이어의 제작 승인 기준과 시청자의 몰입을 유지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방법 등에 대해 교육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 익스체인지’ 세션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7개 시장의 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에쿼티 펀드 프로그램 수료생과 각 지역의 정책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인재 양성과 역량 강화부터 지역 내 콘텐츠 제작, 일자리, 촬영지 관광에 이르기까지 창작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요소를 논의했다.[사진=넷플릭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