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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포게터블 듀엣’ 74세 이철호-94세 김정옥 어머니, 치매마저 유쾌하게 바꿔버린 세상 단 하나의 母子 ‘뭉클’

이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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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MBN ‘언포게터블 듀엣’
사진 제공 | MBN ‘언포게터블 듀엣’

MBN 리얼리티 뮤직쇼 ‘언포게터블 듀엣’이 첫 방송부터 기적을 만났다. 자동 눈물을 쏟게 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5일(수) 첫 방송된 MBN ‘언포게터블 듀엣’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출연자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듀엣 무대가 그려지는 리얼리티 뮤직쇼로, 작년 추석 한 회 방송만에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콘텐츠 아시아 어워즈 2025’ 실버 프라이즈를 수상 하며 글로벌 공감 기획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장윤정이 MC를 맡고, 조혜련, 손태진, 오마이걸 효정이 패널로 함께한다.

첫 방송에서는 전설의 밴드 ‘사랑과 평화’ 보컬 이철호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94세의 어머니 김정옥 여사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철호는 “어머니가 옛날에는 박사할머니로 불릴 만큼 동네 해결사였다”라며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안타까워했고, 어머니와 함께 기억을 소환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모교를 걸은 뒤 ‘기억 정류장’으로 향한 두 사람은 ‘메모리 싱어’ 인순이가 안내하는 ‘기억 버스’에 올랐다. 버스 안은 어머니의 인생을 담은 작은 박물관 같았다. 

젊은 시절의 사진, 아들의 어린 시절 졸업앨범, 어머니가 미군부대에서 전화교환원으로 근무하던 25년 간 착용했던 헤드폰, 남편과의 추억이 깃든 소품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이철호가 추억이 담긴 물건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어머니에게 묻자 한동안 모든 걸 “몰라”라고 답하던 어머니는 아들의 유치원 졸업앨범을 보며 ‘영화유치원’을 또렷하게 기억해내고 말썽꾸러기 아들의 어린시절 모습까지 선명하게 떠올려 출연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들과 관련된 추억으로 잊었던 기억의 문을 하나씩 열기 시작한 어머니는 아들이 헤드폰을 씌워주자 유창한 영어로 미군부대에서 근무했던 상황까지 재현해 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어머니 아버지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김정옥이랑 이종석인가” 라며 남편과 본인의 이름까지 기억해 낸 어머니는 대학 졸업사진에 “중앙대학교”하고 말하며 먼저 세상을 떠난 막내 아들을 소환했다. 

어머니는 “병이 들어 떠나갔잖아. 많이 울었어”라고 눈물을 보여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어서 함께 부를 듀엣 곡 선정에 나선 두 사람. 어머니는 후보 곡인 아들의 1978년 히트곡 ‘한동안 뜸했었지’의 가사를 단숨에 기억해내더니 “내 아들이니까”라며 아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드러냈다. 

이어 어머니는 출근길 노래 ‘노란 셔츠의 사나이’도 막힘없이 따라 부르며 “출근할 때 노래를 들으며 박자를 타면서 갔다”고 당시 리듬을 타던 모습을 재현했다. 이에 장윤정은 “어머니가 출근했던 때로 완전히 돌아가셨다”며 노래가 가져다 준 기적에 감탄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곡 ‘아리조나 카우보이’를 들려주자 어머니는 “애관 극장에 많이 갔어. ‘맨발의 청춘’ 봤어”라고 과거 자신의 로맨스와 관련된 추억을 영화 제목까지 정확하게 떠올려 다시 한번 놀라움을 안겼다.

기억을 찾아가는 여행의 끝에서 이철호와 어머니는 함께 무대 위에 올랐다. 아들의 대표 곡인 ‘한동안 뜸했었지’가 흘러나오고 손으로 박자를 맞추던 어머니는 놀랍게도 “한동안 뜸했었지”라는 첫 소절을 정확하게 기억해 부르기 시작하는 기적을 보여줬다. 

이철호는 어머니가 노래를 마음 편하게 부를 수 있게 추임새도 넣고 가사 시작 부분을 같이 부르며 어머니의 기억의 빈틈을 채워줬다. 이철호와 어머니가 한 소절씩 나눠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스튜디오에 있는 모두를 자리에서 일어나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무대가 끝난 뒤, 이철호는 “엄마가 이렇게 기억하고 노래해주실 줄 몰랐다”며 울먹였다. 장윤정이 어머니에게 “오늘 무대 어땠어요?”라고 묻자, 어머니는 해맑은 웃음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따봉!”이라고 대답해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철호는 “엄마와 함께한 무대는 처음이다. 오늘을 엄마는 잊어도 나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소회를 밝혔다. 기적을 보여준 듀엣 무대에 장윤정은 “완벽한 듀엣 무대를 보여주셨다”며 감격을 표했다.

무대의 마지막은 인순이가 장식했다. 인순이는 “오늘 이 시간은 살아온 인생과 청춘을 추억하는 선물같은 시간이었다”라고 말하며 어머니를 위해 선택한 곡 ‘선물’을 불렀다. 

마음을 어루만지듯 전하는 따뜻하고 섬세한 목소리는 스튜디오를 위로와 여운으로 가득 채우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노래가 끝난 뒤, 장윤정은 “이 노래가 오늘의 이야기를 완성시켰다”며 “음악이 기억을 이어주는 기적의 순간을 우리 모두가 목격했다”고 말해 뭉클함을 더했다.  

이처럼 화제 속에 방송된 ‘언포게터블 듀엣’ 첫 회는 노래가 ‘기억을 되살리고 관계를 회복시키는 힘’임을 증명하며 기적의 순간을 보여줬다. 

치매로 기억이 잊혀져 가는 속에도 한 소절의 노래가 과거를 되살리고 가족을 다시 연결하는 순간, 저절로 눈물을 왈칵 쏟을 수 밖에 없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출연진들을 인생의 주인공으로 존중하고, 그들이 잠시 잊은 소중한 기억들을 음악이라는 통로를 통해 다시 소환하는 모습은 뭉클한 감동과 희망찬 전율을 선사했다. 

어떠한 대본도 통하지 않는 드라마틱한 기적의 순간이 눈 앞에 펼쳐지며 리얼리티 뮤직쇼가 선사하는 벅찬 감동의 의미를 전했다.

방송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이것이 기적이다!”, “눈물만 흠뻑 쏟았다. 정말 감동적”, “이철호 어머니가 아들 노래 가사 또렷이 따라 부르시는데 이게 진짜 기적이더라”,

“싸우던 가족도 손 잡고 보게 하는 방송”, “장윤정 진행 진짜 좋다. 감정이 과하지도 않고 품어주는 사람인 듯”, “엄마 보고싶어서 계속 울컥 하게 됨” 등의 시청 소감이 이어졌다.

한편, ‘언포게터블 듀엣’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 20분 MBN을 통해 방송된다.

이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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