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아공컴퍼니,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무브’에서 새로운 비혼식 문화 기획...9월 중 첫 참가자 모집

방경진 기자
입력
스페이스무브 LED 시스템 / 아공컴퍼니 제공
스페이스무브 LED 시스템 / 아공컴퍼니 제공

아공컴퍼니는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무브(SPACE MOVE)’를 통해 비혼을 선택한 사람의 새 출발을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축하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혼식(非婚式)’ 문화를 기획하고 9월 중 첫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최근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기념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결혼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새로운 출발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알리고 함께 축하하는 비혼식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아공컴퍼니가 기획하는 비혼식은 단순히 ‘결혼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선언하는 행사가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이야기하며, 그동안 곁을 지켜준 가족과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나를 위한 인생 기념식’에 가깝다.

김민규 아공컴퍼니 대표는 “기존 결혼 문화의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사람들이 살아가며 축하할 수 있는 순간은 결혼 외에도 다양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비혼식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결혼은 개인에게도, 사회적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며 “하지만 세상의 모든 선택이 한 방향일 수는 없다.

 

비혼이라는 길을 선택한 사람들은 자신의 독립과 커리어, 지금까지 만들어온 삶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기념하고 축하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점이 늘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결혼식이 두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라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새로운 길을 선택한 사람에게도 그 출발을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기념하는 자리가 있어도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 비혼식 기획의 출발점이다.

김 대표는 비혼식이 결혼을 선택한 사람과 비혼을 선택한 사람을 구분하거나 어느 한쪽의 삶이 더 낫다고 주장하기 위한 행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혼식을 만든다고 해서 결혼의 가치를 낮추거나 결혼한 사람들의 선택을 부정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이 새로운 출발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책임지기로 한 순간이 새로운 출발일 수 있다.

결혼을 축하하는 문화는 그대로 존중하면서 우리가 축하할 수 있는 삶의 순간을 하나 더 만들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살아온 시간을 함께 돌아보는 ‘나를 위한 인생 기념식’

아공컴퍼니가 구상하는 비혼식에는 정해진 식순이나 형식이 없다.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살아온 사진과 영상을 대형 화면으로 함께 보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이야기하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도 마련할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미리 휴대전화 등으로 촬영한 축하 메시지를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어 상영하거나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의 축하 메시지를 영상으로 함께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이후에는 케이크 커팅과 건배, 식사와 파티, 단체 사진 촬영 등 주인공이 원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이어갈 수 있다.

전문 사회자나 화려한 꽃 장식, 결혼식과 같은 정형화된 식순을 반드시 갖춰야 하는 행사가 아니라는 점도 특징이다.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와 함께하고 싶은지, 자신의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지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의 비혼식을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비혼식은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는 자리가 아니라 한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앞으로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라며 “사진과 영상을 함께 보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거나 케이크를 자르고 건배하며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정해진 식순이 없기 때문에 각자의 성격과 가치관에 맞게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비혼식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비혼식에서도 축의금을 주고받는 문화, 자연스러울 수 있어

비혼식이 알려지면서 현실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축의금이다.

그동안 지인들의 결혼식에서 냈던 축의금을 돌려받기 위해 비혼식을 여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을 수 있다.

아공컴퍼니는 비혼식의 목적이 축의금 자체에 있어서는 안 되지만, 비혼식에서 축의금을 주고받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 역시 없다는 입장이다.

결혼식에서 축의금을 건네는 것은 단순히 식사 비용을 지불하는 개념이라기보다 두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같은 의미에서 비혼을 선택한 사람이 자신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이를 기념하는 자리에서도 축의금을 통해 축하의 마음을 전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친구들의 결혼과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축의금을 건넸다면 친구들 역시 내가 선택한 새로운 삶과 출발을 축하하며 마음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중요한 순간을 축하하고 마음과 정성을 주고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얼마를 냈으니 얼마를 돌려받겠다는 계산이 비혼식의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결혼식의 축의금이 두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마음의 표현이라면 비혼식의 축의금 역시 한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혼식의 본질은 축의금을 받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삶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그 사람들이 새로운 출발을 함께 축하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스페이스무브, 공간 대여 넘어 새로운 행사 문화 시도

비혼식이 실제로 진행될 공간은 아공컴퍼니가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무브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삼거리역 인근에 위치한 스페이스무브는 공연, 팬미팅, 기업 행사, 세미나, 촬영 등 다양한 행사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대형 LED와 음향·조명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행사 성격에 따라 테이블과 좌석을 다양하게 배치할 수 있으며, 주방 공간을 활용한 식사와 케이터링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주인공의 사진과 인생 영상을 대형 LED로 상영하는 것부터 가족·친구들의 축하 메시지, 자신의 이야기, 식사, 건배와 파티까지 비혼식의 전체 과정을 한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다.

아공컴퍼니는 비혼식을 단순히 새로운 대관 상품 하나를 추가하는 차원으로 접근하지 않을 계획이다. 실제 비혼식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가면서 아직 낯선 비혼식이라는 개념을 하나의 새로운 기념 문화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한두 번의 낯선 행사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 실제로 비혼식을 열고 친구들이 함께 모여 웃고 축하하고 사진을 남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사람들의 생각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식이 없어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결혼은 계속 축복받아야 한다”며 “그와 동시에 결혼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자신의 삶을 기념할 수 있는 하루가 하나쯤 있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페이스무브가 그런 새로운 문화를 편안하게 시작해볼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SPACE MOVE × SOLOBRATION 비혼식 1기’ 9월 중 모집

아공컴퍼니는 비혼식 문화를 실제 행사로 만들어가기 위한 첫 단계로 9월 중 ‘SPACE MOVE × SOLOBRATION 비혼식 1기’ 참가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이번 1기는 스페이스무브에서 실제 비혼식을 열어보고 싶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선착순이 아닌 신청자의 이야기와 행사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총 2팀을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참가자에게는 스페이스무브가 보유한 대형 LED와 음향·조명 시스템 등을 특별 지원한다.

행사에서는 참가자가 직접 준비한 자신의 삶을 담은 사진과 영상,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 메시지 영상 등을 대형 LED를 통해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하나의 정해진 비혼식 형태에 참가자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선정된 참가자의 이야기와 성격, 함께하는 사람들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의 비혼식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아공컴퍼니는 특히 이번 1기 모집을 단발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1기 행사를 통해 실제 비혼식 사례를 만들고 참가자와 참석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행사 방식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비혼식을 원하는 사람이 자신의 방식으로 삶의 새로운 출발을 기념할 수 있도록 비혼식 행사를 지속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한두 번 화제가 되고 끝나는 행사를 만들고 싶은 것은 아니다”며 “비혼식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축하하는 자리를 열 수 있도록 하나의 문화로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비혼식을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지만, 언젠가는 결혼식을 준비하듯 비혼식을 원하는 사람도 자신의 방식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축하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으면 한다”며 “이번 1기는 그 시작이다. 실제 행사를 만들어가며 좋은 부분은 발전시키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앞으로도 비혼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에 맞는 행사를 열 수 있도록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공컴퍼니가 그리고 있는 비혼식의 핵심은 거창한 의식에 있지 않다.

결혼 여부를 떠나 한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 시작될 삶을 함께 응원받는 하루를 만드는 것이다.

비혼식이 한때의 이색적인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삶의 출발을 축하하는 또 하나의 문화’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것이 아공컴퍼니가 비혼식을 통해 그리고 있는 방향이다.

김 대표는 “결혼은 분명 축복이다. 그리고 나답게 살아가기로 한 한 사람의 새로운 출발 역시 충분히 축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경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아공컴퍼니#스페이스무브(space move)#비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