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마지막 무대서 동서화합 외치다… "1년만 시간 줘도"

현재훈 기자 = 한국 가요계의 전설, ‘가황(歌皇)’ 나훈아가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라스트 콘서트 - 고마웠습니다!’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50년간의 가수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날 공연에서 나훈아는 특유의 거침없는 소신 발언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선거할 때 보면 한쪽은 벌겋고, 한쪽은 퍼렇고 미친 짓을 하고 있다. 안 그래도 작은 땅에”라며 정치권을 향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1년만 시간을 주면 경상도 출신은 전라도에, 전라도 출신은 경상도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도록 법을 정하게 하겠다”며 동서화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리 후세에 이런 나라를 물려주면 절대 안 된다. 갈라치기는 안 된다”는 발언은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 중 나훈아는 자살률, 저출산 1위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오늘은 마지막 공연이니까 속 이야기를 해야겠다”며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향해 “잘 들으십시오”라고 직설적으로 말해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마지막 곡으로는 그의 대표곡 ‘사내’가 선곡됐다. 곡이 끝난 뒤, 나훈아는 눈물을 흘리며 “이 마이크는 내 분신과도 같다. 이제 여러분이 노래를 불러달라”며 팬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마지막 퍼포먼스로는 드론에 마이크를 매달아 하늘로 띄운 뒤, 관객들을 향해 경례하며 가수 인생을 마무리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은퇴 무대를 넘어, 그의 음악과 삶에 대한 철학이 응축된 순간으로 남았다. 관객들은 기립 박수와 연호로 그의 마지막을 함께했으며, “전설의 막을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