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동경 이야기'와 '동경의 황혼' 개봉 앞두고 일본영화 3대 거장이 사랑한 배우 공개 화제

임윤수 기자 =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페르소나이자 뮤즈인 ‘류 치슈’와 ‘하라 세츠코’가 출연한 <동경 이야기>와 <동경의 황혼>이 10월 9일(수)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본영화 3대 거장이 사랑한 페르소나 배우들이 공개되어 화제다.[감독: 오즈 야스지로 | 수입/배급: ㈜엣나인필름]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손꼽히는 프랑수아 트뤼포, 장 뤽 고다르, 잉마르 베리만 등의 거장들은 장 피에르 레오, 안나 카리나, 리브 울만 등 그들의 작품 세계에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배우들과 함께했다.
그보다 앞서 일본영화 3대 거장이라 불리우는 구로사와 아키라, 미조구치 겐지, 오즈 야스지로 역시 각각 미후네 토시로, 다나카 키누요, 류 치슈와 무려 15편 이상의 작품을 함께 작업하며 그들의 작품 세계를 더욱 견고하게 완성했다.


일본영화계가 낳은 최고의 거인이자 일본영화계의 천황이라 불리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라쇼몽>(1950)으로 1951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일약 세계적인 감독으로 급부상했다.
이후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7인의 사무라이>(1954),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카게무샤>(1980) 등을 통해 세계영화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독보적인 위상을 떨쳤다.
<주정뱅이 천사>(1948)로 처음 만난 ‘미후네 토시로’와는 <라쇼몽>, <7인의 사무라이>, <붉은 수염>(1965)까지 무려 16편의 작품을 함께 하며, 왕, 장교, 기업가 같은 카리스마 있는 역할부터 도적, 건달, 밑바닥 인생까지 고루 선보이며 일본영화 황금기를 함께 수놓았다.
미후네 토시로는 <요짐보>(1961), <붉은 수염>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영화계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불멸의 거장 ‘미조구치 겐지 감독’은 <오하루의 일생>(1952), <우게쓰 이야기>(1953), <산쇼다유>(1954) 세 작품을 통해 특유의 탐미적 리얼리즘과 롱테이크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며 3년 연속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모두 출연한 ‘다나카 키누요’는 미조구치 겐지 감독과 15편의 작품을 함께 하며, 그가 일생을 통해 그려내고자 했던 미조구치적 여성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에 일조했다.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필모그래피 전체는 여성의 수난과 저항에서 희생과 대속에 이르는 장대한 대서사시를 이루는 듯하다.
다다미 쇼트로 대표되는 독보적인 스타일로 일본영화 미학을 구축하며, 서구 영화계에 가장 일본적인 감독으로 알려진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동경 이야기>(1953)를 통해 세계적 무대에서는 비교적 뒤늦게 조명되었다.
그러나 2012년 사이트 앤 사운드 선정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감독 투표에서 <현기증>, <시민 케인>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 BBC, 타임지, 더 가디언, 인디와이어, 카이에 뒤 시네마, 키네마준보 등에서도 ‘역대 최고의 영화’ 순위에 오르며 세대와 국적을 초월하여 전 세계 영화인들이 존경하고 그리워하는 위대한 영화의 스승으로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 중 두 편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작품에 출연하는 ‘류 치슈’는 오즈의 삶과 영화에 동화되어 오즈의 세계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대부분의 작품에서 담담하고 평온한 소시민적 아버지를 연기하며 쇼와시대 아버지의 상징이자 당대 국민 아버지로 통했다.



한편, 노리코 3부작이라 불리는 <만춘>(1949), <초여름>(1951), <동경 이야기>(1953) 세 편과 함께 총 6편의 작품에 출연한 ‘하라 세츠코’는 오즈의 작품에서 삶의 악 조건 속에서도 절제와 위엄을 잃지 않는 기품 있고 현명한 여성상을 그려내며 일본영화사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동경 이야기>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독창적인 미학과 깊이 있는 연출력이 집약된 작품으로, 가족, 삶, 인생에 대한 보편적인 주제를 시대를 초월하여 아름답게 그려낸 최고의 걸작.
<동경의 황혼>은 흑백의 아름다움, 그 최고의 정수를 보여주는 오즈의 마지막 흑백영화이자,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예외적 스타일이 집약되어 감정적 정점에 이르는 유일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두 작품 모두 10월 9일(수)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자료=㈜엣나인필름 제공]